외환보유액 줄었는데…단기외채비율, 1년 만에 개선된 이유 [조미현의 외환·금융 워치]

입력 2022-11-23 17:02   수정 2022-11-23 17:04


한국의 외채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단기외채비율이 1년 만에 감소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200억달러 넘게 소진했는데도 한국의 대외건전성은 오히려 개선된 것이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매수와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둔화하면서 단기외채가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3분기 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치)에 따르면 단기외채비율은 전 분기 말보다 0.9%포인트 내린 41%를 기록했다. 단기외채비율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단기외채비율은 외환보유액 대비 1년 미만 단기외채의 비율로, 한 국가의 대외 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단기외채비율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100%를 넘어섰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는 70%를 웃돌았다.

단기외채비율은 지난 2분기 말 41.9%를 기록하면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40%를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자 외환 당국이 외환보유액을 동원해 환율 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단기외채비율이 소폭 개선된 것은 은행의 달러 차입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단기외채는 전 분기 말 대비 129억달러(7.0%) 감소한 1709억달러를 기록했다. 감소 폭으로는 11년 만에 최대치다. 외환보유액은 4168억달러로, 이 기간 215억달러(4.9%) 줄었다. '분자'인 단기외채가 '분모'인 외환보유액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단기외채비율은 하락했다.

유복근 한은 국외투자통계팀 팀장은 "은행의 단기 차입금이 감소하면서 단기외채가 큰 폭으로 줄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거주자의 해외투자 수요 둔화, 차익거래 유인 축소 등에 따른 외국인 투자 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외채비율이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과거 10년 평균치(33.8%)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향후 불확실성이 높아 단기외채비율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크게 감소하면서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외금융자산은 전 분기 말 대비 406억달러 줄어든 2조829억달러로 집계됐다. 대외금융자산 중 거주자의 직접투자는 60억달러, 증권투자는 352억달러 각각 줄었다. 파생금융상품은 203억달러 증가했다.

글로벌 주식 시장이 부진하고,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다. 올해 3분기 중 미국 나스닥 주가는 4.1%, 유럽연합(EU)과 중국의 주가는 각각 4.0%와 22.0% 하락했다. 달러화 대비 통화가치는 유로화와 엔화가 6.5%와 6.2% 떨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나타내는 대외금융부채는 이 기간 826억달러 줄어든 1조2969억달러였다.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186억달러, 증권투자는 856억달러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외 지급 능력을 반영하는 순대외금융자산은 3분기 말 기준 7860억달러로, 전분기 말(7441억달러) 대비 419억달러 증가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외채 건전성은 전반적으로 개선되었으나, 자금 유출입 동향과 만기 구조 추이, 이에 따른 외화자금시장 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대외건전성 관리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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